[#14] Pace Layers :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중심 잡기

[#14] Pace Layers :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중심 잡기

출처 : Not Boring

(번역) Pace Yourself - Not Boring

Not Boring 뉴스레터의 Pace Yourself라는 에세이를 번역, 요약, 발췌 (+코멘트)

매년 이 맘때쯤이면 수많은 예측이 난무하는데, 뻔하디 뻔한 예측 하나로 글을 시작한다 : 올해는 작년보다 더 미친 일들이 많이 생길 것.

대신 24년 전, 2000년에 Stewart Brand라는 사람이 쓴 글에 있는 ‘Pace Layers(페이스 레이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Pace Layers란 Brand가 1990년대 후반에 "사회적으로 복잡한 시스템이 학습하고 계속 학습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개념이다. 페이스 레이어의 장점은 건물부터 숲, 기술, 문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스템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

"모든 내구성 있는 동적 시스템은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Pace Layer 개념이 적용하기 좋고 견고한 이유입니다."

이 개념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시스템이 서로 다른 여러 층(레이어)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페이스가 서로 다르다는 점, 때문에 그 속도 차이가 급변하는 영역과 쉽게 움직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 사이의 미세한 조정/변화들을 만들어내고 학습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위에서부터 Fasion(트렌드, 유행)-커머스-인프라-거버넌스-문화-자연 정도로 층을 구분하는데, 위에 있는 빠른 영역은 우리의 관심을 항상 끌고, 깊은 곳 느린 영역의 것들은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에서는 각 단계가 각자의 속도로 작동하도록 허용되며, 아래의 느린 단계는 안전하게 유지되고 위의 활기찬 단계는 활력을 유지한다."

이 개념의 핵심인 ‘여러 레이어로 나뉜 것들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Not Boring 필자 역시 그가 평소 보고 배우는 사람들에게서 이 개념이 적용된 듯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더 느리게 변화하는 것들에 대한 견고한 지식과 관점을 구축하고, 그 위에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정보들을 적절한 맥락으로 입혀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메인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것을 오히려 작은 것으로 취급하며 훨씬 장기적이고 큰 범주의 맥락에서 바라보려고 한다. 필자 역시 주로 트렌드나 새로운 것, 즉 ‘빠르고 작은 것’이 때때로 여러 혁신들에 의해 ‘느리고 큰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쓴다. 때로는 아예 깊은 레이어에 있는 ‘느리고 큰’, 하지만 그만큼 힘을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한다. 그는 작고 빠른 것에 집중하긴 하지만, 이것들이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들을 적정 맥락에 넣기 위해 더 잘 움직이지 않는 시스템과 지식들에 끌리는 본인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로 Pace Layering이 되어있음. 아마존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기저에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택의 각 레이어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며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 모든 아마존 직원들이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시간, 방대한 선택의 폭 제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데 그 레이어는 다름 : 고객에 대한 집착이나 항상 Day1이라는 그들만의 마인드셋은 문화 레이어를 형성, 어떤 것은 아마존 프라임 구독에 포함되는 것처럼 커머스 레이어에 있고, 일부 완전 실행 레벨에서 벌어지는 고민들은 fasion 레이어에 있음.

Not Boring 뉴스레터는 표면적으로는 비즈니스와 기술에 관한 뉴스레터이지만 기술이 점점 더 다른 층위의 것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며 더 큰 역사적, 경제적, 철학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는 글 자체가 공허해질 수 있음을 느낀다며, 중요한 것은 스택의 어느 계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투자를 할 때도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Pace layer를 적용하고 있다. 특정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thesis를 형성하는 대신, 더 깊은 영역에서의 thesis를 먼저 만들어두고 여기서의 관점으로 기업을 맥락에 따라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기술 관해 쓸 때 어느 레이어 스택에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쓸 것. 빠르게 급변하는 영역에 있는 것인지, 더 깊숙한 스택에 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욜수기 덧)

  • 어제 올해 읽을 책들로 목표삼은 책들 중 대부분이 모두 깊숙한 레이어, 즉 빠르게 변화하진 않지만 힘을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다. 또한 그 외에도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 책을 부셔보고자 올해 목표하고 있는데 —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요즘임을 느껴 더더욱이 기저의 관점을 잘 다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 내가 타겟하고 있는 ‘1인 비즈니스하는 사람들’을 타겟하는 유사 경쟁 서비스나 채널들을 봤을 때 굉장히 단편적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이들과 다를 수 있을까, FOMO를 유도하고 자극적인 카피들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하게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득하다. Pace Layering이 필요하다.
  • Not Boring은 오늘날 가장 크게 될 기업은 방위산업 분야의 안두릴처럼 기술을 활용해 큰 카테고리에서 마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예상하는데, 내가 콘텐츠업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지점과도 맞닿아있다. 콘텐츠업에서 한 땀 한 땀 들어가는 리소스를 고려해 그 마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면 어떤 임팩트를 낼 수 있을지, 나아가 미디어, 교육, 소셜, 커머스 등 콘텐츠업에서 확장될 수 있는 다른 비즈니스 섹터들을 고려할 때 어떻게 접근해볼 수 있을지 — 그 답을 찾는 것에도 역시 Pace Layering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