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팀 회식을 하던 중, '투명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람의 행동들은 다 본인의 욕구에 기인한다", 이런 이야기에서 출발했었던 듯 하다. 나는 욕구가 어떻든 투명하고 일관적으로 그 욕구가 행동에 반영되면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편해진다고 말했다.
투명하다는 것은 곧 서로의 이해도가 높아짐을 의미한다고 본다. 협업을 하다보면, 대개 접하게 되는 '맥락'이라는 것이 상황적인 맥락과 개인의 주관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상황적인 맥락은, 얼마나 명료하게 설명해주느냐에 따라 실마리가 풀린다. 개인의 주관 역시 명확한 전달이 중요하지만, 매번 설명하는 것과 별개로,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으면 훨씬 파악이 용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사람은 무엇을 중요시 하는지, 어떤 것을 선호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등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면, '주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확률 역시 훨씬 더 높아진다. 일관적으로 행동하고, 본인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그 신뢰 형성의 시작이라고 보기에, '투명함'과 '일관성'의 가치를 크게 보고 있다.
다시 회식의 이야기로 돌아가, 한 분이 '수현님은 투명한 편인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곧바로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고 협업지점이 가장 많은 CPO에게 "어떤가요, 저 투명한가요?"라고 여쭤보았다. 그리고 감사하면서도 반가운 말을 들었다.
수현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 사람이 저의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한다.
오늘 같은 자리에서도 수현님은 말하기보다 듣고 있는 비중이 훨씬 높은데, 그게 불편하지가 않다. 이 쯤되면 자기 이야기를 할 법한데,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의견이 없는 분이 아니다. 확실한 주관을 갖고 있고, 필요할 땐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신다.
내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점에 대해서, 내가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는 생각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비프로 강현욱 대표의 페이스북에서 이 글을 보게 되었다. 두서없이 스토리로 풀어간 '투명함'과 '신뢰'의 이야기를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서술한 글이다.
내가 생각하는 신뢰가 사회적 비용 뿐 아니라 개인의 비용도 낮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신뢰는 예측가능성이다.
상대방이 내가 기대한대로 행동하여, 나에게 불필요한 예측과 현실의 차이를 만들지 않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편안해진다.